원색의 해먹이 이국적이다.
텐트를 무척 좋아하는 아들이 머리만 내민 채 신나게 떠들고 있다
부여 궁남지에서 만난 단발머리 자매의 뛰어가다 뒤돌아보는 모습이 어릴 적 같이 놀던 지지배들처럼 정겹다.
아들과 친구의 웃음이 해맑다.
그 웃음을 보면서 늙는다는 웃음을 잃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.
내가 늙어 웃는 웃음이 비웃음도 헛웃음도 아닌 아들처럼 순수한 해맑은 웃음이었으면 좋겠다.
아버지는 늘 진중하고 말씀이 없으셨다. 홀로 늙어가는 노년이 되어서야 자식들과 정을 나누고 싶지만,
아버지는 오래된 진중함의 습관으로 정을 나누는 방법에 서툴다.
홀로 걷는 아버지의 뒷 모습이 쓸쓸하다.